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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어도 GO! 올해는 유난히도 인연이 있던 분들의 제안으로 제법 큰 프로젝트를 함께 꾸리게 되었다. 작년 한 사업의 팀원으로 처음 알게된 선생님께서 나에게는 너무 생소한 장르인 필름 촬영과 공연의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로 나에게 제안을 주셨다. 길게 보지 않았던 분이기에 그만큼의 신뢰가 쌓이기 전이었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물음표도 내 안에 있었기에 망설였는데 여러차례 말씀을 주셔서 함께 해보기로 결정, 그렇게 올해를 함께하고 있다. 일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분으로 등극, 내가 처한 어려움과 고민들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오랜만에 뵙는 선생님을 오늘 격하게 껴앉았던건 정말 내 마음이 동해서 였다. 지난 열흘간 여러가지 이슈들고 너덜해진 나에게 선생님과의 스킨십은 큰 힘이 되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 2019. 9. 18.
불면의 밤 계속 제대로 잠을 못자는 날들의 연속이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지 며칠을 못자다가 하루 이틀 미친듯이 잠을 자고, 약간 이런 불안정한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 모두 지난주 있었던 일 때문인거 같다. 내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멋대로 상대방에게 토로해 버려서, 감정의 쓰레기를 투척한거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하고 또 안쓰럽기도 한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나는 이미 털었는데, 내가 한 말로 상처받았을 그 사람에게, 또 이러한 상황이 속상하긴 나도 마찬가지.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게 상처주고 또 받고 살아야 하는 걸까. 애정, 사랑, 우정, 친밀함이라는 이유로 내던져지는 감정의 조각들에 찔리고 아파하는 것. 내가 이래서 사람들에게 곁을 잘 안주는가 보다. 곁을 주고 가까이할 수록.. 2019. 9. 17.
Be clear & concentrate 죽어있던 모든 세포가 깨어나기 시작한 것 같은 요즈음이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 돌아다니며 보고 듣는 환경들과 주고 받는 정보들이 마치 3자가 바라보듯 명료하게 와 닿는 것이다. 그 전에는 흡수가 잘 안되고 캐치하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달까. 그리고 나의 감정과 생각도 상대적으로 더 명확하게 읽힌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엇을 쫓아가는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누구와 함께 하고픈지, 그런 것들 말이다. 나도 이러한 현상이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가진 어떤 것이 발현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이번 생에서 이뤄야 하는 것이겠지.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접어두고 요즘 읽기 시작한 의 몇 구절을 기록한다. 이번 추석연휴에 버스 안에서, 그리고 숙소에서 함.. 2019. 9. 15.
지금 하고 싶은 말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닌 너를 친구로 택한 것은 내가 외로웠을 때 우연히 네가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매혹시켰던 너의 특징들이 희미해진 뒤에도 내가 너에게 충실한 것은 우리 뒤에 함께한 세월이 있기 때문이다." - 김현경, , p.177 2019. 9. 14.
긴수염고래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어제와 오늘은 김현경 선생님의 저서 를 읽으면서 노트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ACC 라이브러리파크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석에 앉아 있는데 변태(처럼 보이는) 아저씨 때문에 자리를 3번과 4번 사이 한가운데로 옮겼다. 알고보니 3섹션 Performing Art와 4섹션 Performance Art 사이었음. 자리 정리하고 일어나는데 또 그 아저씨와 눈이 마주쳐서 닭살이 돋았고, 바로 경비하는 분께 가서 요주의 인물이라고 일렀다. 추석 당일 도서관에 와서 책은 안보고 사람 쳐다보면서 돌아다니는 아저씨라니. 다시 생각했도 징그럽다... 아무튼 김현경 선생님 글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어 메모해보니 칼 세이건의 인용이더라. 두 상황이 다르지만 어쨋든 느슨하지만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라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인지 모르.. 2019. 9. 14.
999 달성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금주 기간을 가졌다. 일정은 7월 7일 마지막으로 마시고선 9월 9일까지 약 2달간. 777(7월 7일 7시) 모임의 라임이 너무 재밌어서, 차용하여 999로 만들어 나름 지키려고 부던히 노력했다. 물론 여름 바캉스 기간이라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의 모임(3회 정도)에서는 조금 마셨고(한번은 와인을 제법 마셨지만) 제주도에 휴가차 간 동안도 3일 정도는 마셨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혼자 있을 때 마시지 않는다는 나와의 약속이었다. 상반기 성남에서의 프로젝트가 몸과 마음이 참으로 고달픈 작업의 연속이었고, 일이 아니라 사람들 때문에 매일같이 부정적인 기운이 머리 끝까지 올랐다. 당연히 6월에 진행된 프로젝트였기에 날씨도 더웠고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피부도 바짝 타들어갔다. 주민.. 2019. 9. 12.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맞다. 인생은 타이밍이고 모든 일들은 관계로 부터 발생한다는 것을 안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이외로 많지 않다는 것을 20대와 30대의 대부분을 보내며 체득했다. 무모한 용기와 치기로 한 작은 행동이 주변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만들어 내기도 하기에, 이제는 무슨 일이든 넓은 맥락과 관계 안에의 상호작용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아마 나이를 조금이라도 먹은 이들은 이해하는 바일 것이다. 그리고 관계라는 것은 너무나도 허무할 때가 많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계의 형태가 바뀌면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거리를 두고 딱 좋은 만큼만 하는게 맞을 때가 더 많겠지. 특히 내가 곁에 오래 두고 천천히 계속 함께하고 싶은 소중한 사람들이라면 이 방.. 2019. 9. 11.
무한 루프 중학교 이후 나의 버릇은 혼자서 생각하고 멋대로 상상하고 종결하는 것, 이를 무한 루프로 머릿속에서 돌린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혼자 탑을 쌓았다 무너트렸다를 수만번. 결고 세상이 끝나지 않을텐데 나 혼자 세상의 짐을 짊어지고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넉다운. 급한 일만 처리하고선 하루종일 안절부절 못하기. 이럴 땐 정말 이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혼자 감정의 널뛰기를 하는 내 모습, 정말 피곤하다. 누가 알까. //D9 2019. 9. 8.
WHO I S NEXT?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9. 9. 7.
나는 어쩔 수 없는 나는 어쩔 수 없는 물고기자리다. 어느 자리에서든, 누구와든 잘 섞여들고 그 안에서 나만의 유영을 즐긴다. 소리없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작지만 소중한 자리와 소소한 관계를 발견하고 기뻐한다. 대단한 무엇가를 하리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아직도 큐레이터라는 말이 어색하다. 그냥 시각예술 언저리에서 예술가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이라는 정도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관계가 규정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있다. 어느 밤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내가 한 대답을 아직도 기억한다. 미래를 규정하지 말고 지금 이 장소에서 우연히 함께 만난 사람들과의 오늘을 감사한다고. 이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느 저녁 아주 짧은 대화를, 그것도 어색한 외국어로 한 대화가 평생 기억에 남고, 뜨개질을 배운 선.. 2019. 9. 7.
놀라운 하루, 값진 조언들 가끔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하루를 만나기도 한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내 머리와 마음 깊은 곳에 들어오는 경우 말이다. 그건 일종의 '타이밍'이라 생각하는데,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순간에 정확히 핀트를 맞춰 들어오는 것은, 인생을 짧지 않게 살다보니 쉽지 않더라. 어제는 나에게 그런 날이었다. 하루동안 다른 장소에서 다른 두 사람에게 들은 각기 다른 조언. 모두 나에게는 인생 선배이자 좋은 동료이고 인간으로도 존경하는 분들인데, 여전히 견고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갈팡질팡하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말을 건네주었다. 1. 고가하부에서 작품 설치를 큐레이팅 했는데, 주말사이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와 구에서 작품을 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이 일하는 디렉터에게는 장소에 대한 고민이 .. 2019. 9. 5.
9월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 유난히 일적으로 많은 섭외가 들어온다. 며칠 전에 한건이 더 들어왔는데, 예술프로젝트에 관한 간단한 설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라서 또 마다하지 않을 예정이고. 확실히 스스로가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예전같으면 정말 풀로 무슨 일인가를 책임지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또 맡으려하지 않았는데, 지금 호기심을 느껴서 낼름낼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변화의 원인에 대해 생각을 좀 해 봤는데, 1) 프리랜서로서 스스로의 업무에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2) '하고싶다' 라는 의지가 큰 동기부여를 만든다, 3) '까짓거 한번 해보지 뭐'라는 일종의 방만한 태도 혹은 지나친 완벽성을 허구를 나이먹고 깨달았다, 등의 이유가 있겠다. 가장 큰 이유로는 아무래도 4) 조직의 일원으로서 일을 .. 2019.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