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구절들73

성형과 사이보그 플리즈마는 원래 이온화된 기체를 가리키는 물리학과 화학의 용어로, 통상 기체, 고체, 액체로 구분되는 물질의 상태가 아닌 제4의 상태를 뜻한다. 이 용어는 우리가 섣불리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는 배경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과 그 연결에 대해서 미리 규정하거나 혹은 너무 빨리 안다고 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느 정도의 무지를 전제로 논쟁과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이다. 배경을 플라즈마로 보게 되면 수술실은 눈에 보이는, 잘 관리된 공간에서 당장 보이지 않는 존재들까지 고려되는 정치적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연구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수술실의 플라즈마를 사회화하고 주체화함으로써 이 공간을 만드는 정치에 참여하는 일일 것이다. - 임소연,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 2025. 4. 17.
신자유주의와 가족, 노동 아마미야 가진(김미정 옮김)  신자유주의와 가족, 노동  '가족이 중요하다'라는 식으로, 무작정 강조하는게 좀 섬뜩합니다. 예를 들어, 프리터가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수입도 없는데 그들이 왜 거리에서 방황하거나 아사하지 않고 그나마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도로바주는 부모와 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나 기업이 거기까지 간파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낮아도 살아갈 수만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면서요. 즉 가족을 노동력 저변의 완충 지대로 이용하려는 것이죠. p.296. 신자유주의란, '올바른 삶의 방식'을 먼저 설정해놓고 거기에서 튕겨져 나오는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움직임을 포함합니다. 그러니까 프리터도 은둔형 외톨이도 노숙자도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겁니다. 바꿔말하면, 배.. 2025. 3. 22.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의 의미와 범위가 정치적인 것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재정립되면서 정치권력은 그 둘 모두를 방행하는 적으로 취급받는다. 정치적인 것에 대한 이런 노골적인 적대감은 포용, 평등, 자유를 국민주권의 일부로 굳건하게 세운다는 근대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의 액속을 무력화시킨다. 그리고 포용, 평등, 자유라는 용어는 경제 영역에 재배치되고 경제 용어로 재정립되어 각각 경쟁. 불평등, 시장의 방임으로 대체되어 인민주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바로 압축적으로 묘사한, 신장주의 합리성이 그 테두리를 벗어나는 장민주주의 이성과 민주적 상상력을 비워내는 공식이다. - 웬디 브라운(배충효, 방진이 옮김), , 내인생의책, 2015/2017, p.51.    푸코가 보기에 신자유주의는 데이비드 하비 등 마르.. 2025. 1. 26.
<2045 거주(불)가능도시> 성과공유회 2024. 11. 24.
IKEA hacks 이케아 완제품에 만족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일탈,즉 해킹을 시작했다. 서랍장 다리 길이나 책장의 폭을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맞게 바꿔 카탈로그에 없던 새로운 가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에서 '#ikeahack'이라는 해시태그 검색을 하면 온갖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이런 아이디어를 모아 공유하는 '이케아 해커스'라는 웹사이트(IKEAhackers.net)도 있다. 2006년 이 사이트를 만든 말레이시아인 줄스 얍은 이케아 해킹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케아 해커들은 납작한 상자에 담긴 조립식 가구 그 이상을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자신의 해킹 작업을 공유하고, 더 나은 일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죠." (.... 2023. 6. 26.
자본주의 사회의 감춰진 네 가지 장소 by 낸시 프레이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감춰진 장소의 구체적 이름은 '비-경제화된 영역'이다. 이 영역은 더 많을수도 있지만 프레이저는 이 책()에서 네 가지로 압축했다. 먼저 자본이 무급 혹은 저임금으로 사용하거나 자연처러 취급하는 사회적 재생산 영역, 즉 여성의 가내 노동과 돌봄 노동. 둘째, 한 푼이 돈도 지불하지 않고 수탈하는 자연. 자본가들은 숲, 강, 바다,공기 등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 자연으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얻고,개발로 인해 생겨난 지구적 기후위기, 생태환경 파괴의 피해를 일반 시민이나 국가에 전가한다. 셋째, 인종주의와 제국주의를 이용한 제3세계 노동자들에 대한 수탈. 마지막으로 영토에 기반하지 않은 자본주의 (자본가)가 정부 또는 정치에 개입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 뿐만 아니라 공적권력을.. 2023. 3. 21.
공공미술 분석지표 두가지 박동수(2016), 「공공미술 정책의 성과 분석을 위한 평가 지표 및 체계 연구」 - 예술적 성과(작품의 완성도, 예술작품 가치, 예술작품 성과) - 사회적 성과(장소의 질 향상, 공동체 발전, 개인 발전, 여행/레져, 미래 전망의 향상) - 경제적 효과(투자성과, 산출성과, 경제성과 향상, 긍정적 전망의 향상) - 환경적 성과(자연을 위한 노력) 영국 공공미술 ixia의 「공공미술 평가가이드(2013)」 - 예술적 가치(시각적, 미학적 향유, 사회활동 활성화, 개념적, 기술적 혁신과 위험성 등) - 사회적 가치(장단기 공동체 발전, 빈곤과 사회통합, 건강과 복지, 범죄와 안전, 상호, 개인 발전 등) - 환경적 가치(초목과 야생, 물리적 환경 개선, 보존 등 - 경제적 가치(장소의 정체성과 마케팅, 도.. 2023. 2. 17.
포스트코로나와 인종/국적 관련 혐오표현 증가에 관하여 비교적 일정한 비율로 유지하는 상위 네 가지 혐오표현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표현의 증가다. 직접적으로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중국 혐오가 원인이겠지만, 2016년 이후 양적 퇴조가 분명하던 외국인 혐오 자체가 2018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린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심지어 2020년에 이르러서는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일베의 혐오표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에 대한 혐오표현이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한다.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직후, 2020년 2월의 인종/국적 혐오표현은 역대 어떤 혐오표현의 변동보다도 극적인 증가를 나타내고, 이후부터는 '안정적'으로 여성혐오와 비등한 수준의 비율을 나타낸다.. 2022. 8. 27.
이주노동자와 발화주체 1990년대 후반 외국인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가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한 이래, 국제 노동시장에서 한국의 지위는 노동송출국에서 노동 수입국으로 전환되었다. 코리안드림을 품고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노동자가 외면한 소위 3D업종 현장에 대체 투입되기 시작된 이래, 현재 국내 거주 이주노동자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동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이주노동자의 존재는 필요악인 셈이다. 이주노동자의 존재는 자국민의 잠재적 노동력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이지미나, 이주노동자가 제공하는 저임금의 노동력이 현실적으로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주노동자 문제의 최종 심급은 '민족'이나 '인종'이 아닌, '자본'이라고 하는 게 옳을 듯하다. 물론 자본의 .. 2022. 5. 19.
레베카 솔닛, 어떤 장소 사람들은 어떤 장소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이야기하지만, 장소가 되돌려주는 사랑, 장소가 우리에게 주는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장소는 우리에게 우리가 되돌아갈 어딘가, 즉 연속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장소는 우리 삶의 일부분을 서로 연결하고 일관성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친숙함을 준다. 장소가 제공하는 커다란 눈금 안에서 우리의 문제는 어떤 맥락을 얻고, 광활한 세상은 상실이나 문제 혹은 추함을 해결하고 치유해 준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장소들은 그곳에 우리 자신의 역사가 깊이 새겨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곳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야기 또는 다른 자아를 상상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혹은 그곳에서는 술을 잔뜩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안식처가 되어 준다. (…).. 2022. 3. 7.
2020년 20대 자살률 지난해 20대 자살률이 전년 대비 12.8%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195명으로, 자살률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3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모두 자살률이 증가했는데, 20대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 비교를 위해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연량표준화 자살률은 10만명당 23.5명으로, OECD 평규닌 10.9명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 시사IN VOL.734(2021.10.12), '이 주의 통계' 중, p.7. 2021. 10. 11.
기후위기와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 성장 기후위기는 녹생당 지지율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청소년들이 이끈 '프라이데이 포 퓨처' 시위와 점점 심각해지는 기상이변 문제는 독일인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시사주간지 에 따르면 독일인의 77%가 기후위기를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높은 수치다. 그중 60%는 기후위기의 심각성 때문에라도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은 대부분의 독일인이 기후위기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자신의 일상을 바꾸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녹색당의 선거 전략을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모순을 인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아민 나세히 뮌헨 대학 교슈는 (...) 좌파/우파라는 이념 구분 위에 정치가 작동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 '녹색.. 2021.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