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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와 인종/국적 관련 혐오표현 증가에 관하여 비교적 일정한 비율로 유지하는 상위 네 가지 혐오표현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표현의 증가다. 직접적으로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중국 혐오가 원인이겠지만, 2016년 이후 양적 퇴조가 분명하던 외국인 혐오 자체가 2018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린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심지어 2020년에 이르러서는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일베의 혐오표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에 대한 혐오표현이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한다.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직후, 2020년 2월의 인종/국적 혐오표현은 역대 어떤 혐오표현의 변동보다도 극적인 증가를 나타내고, 이후부터는 '안정적'으로 여성혐오와 비등한 수준의 비율을 나타낸다.. 2022. 8. 27.
부담감을 마주하기 올해 유난히 승률이 높다. 내가 지원한 공모에서 100% 붙은 기이한 현상. 몇 시간 전에도 최근 가장 핫했던 지원사업에서 92개의 지원 팀 중 29개가 1, 2차 심사를 통해서 확장되었는데, 나 역시 합격. 새로 개설된 사업에다가 이 좁디 좁은 현장에서 '작가 비평서'라는 것은 해당 작가에게도 큐레이터에게도 핵심 과업과도 같은 중요한 일이기에, 이 바닥에서 꽤나 한다는 인물들이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사 기간과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매우 긴장도가 높은 시기를 보낸 것도 사실. 확정된 지금도 사실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메인 스트림에서 보여질 생각을 하니 작가님을 봐서라도 잘 해야할텐데라는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아직 시작 전임에도 이미 난 진건가ㅎㅎㅎ 그간 제도권.. 2022. 7. 20.
이주노동자와 발화주체 1990년대 후반 외국인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가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한 이래, 국제 노동시장에서 한국의 지위는 노동송출국에서 노동 수입국으로 전환되었다. 코리안드림을 품고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노동자가 외면한 소위 3D업종 현장에 대체 투입되기 시작된 이래, 현재 국내 거주 이주노동자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동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이주노동자의 존재는 필요악인 셈이다. 이주노동자의 존재는 자국민의 잠재적 노동력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이지미나, 이주노동자가 제공하는 저임금의 노동력이 현실적으로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주노동자 문제의 최종 심급은 '민족'이나 '인종'이 아닌, '자본'이라고 하는 게 옳을 듯하다. 물론 자본의 .. 2022. 5. 19.
레베카 솔닛, 어떤 장소 사람들은 어떤 장소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이야기하지만, 장소가 되돌려주는 사랑, 장소가 우리에게 주는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장소는 우리에게 우리가 되돌아갈 어딘가, 즉 연속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장소는 우리 삶의 일부분을 서로 연결하고 일관성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친숙함을 준다. 장소가 제공하는 커다란 눈금 안에서 우리의 문제는 어떤 맥락을 얻고, 광활한 세상은 상실이나 문제 혹은 추함을 해결하고 치유해 준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장소들은 그곳에 우리 자신의 역사가 깊이 새겨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곳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야기 또는 다른 자아를 상상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혹은 그곳에서는 술을 잔뜩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안식처가 되어 준다. (…).. 2022. 3. 7.
2020년 20대 자살률 지난해 20대 자살률이 전년 대비 12.8%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195명으로, 자살률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3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모두 자살률이 증가했는데, 20대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 비교를 위해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연량표준화 자살률은 10만명당 23.5명으로, OECD 평규닌 10.9명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 시사IN VOL.734(2021.10.12), '이 주의 통계' 중, p.7. 2021. 10. 11.
봄날의 곰만큼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봄날의 곰?"하고 미도리가 얼굴을 들었다. "그게 무슨말이야? 봄날의 곰이라니?" "봄날의 들판을 내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거야. 그리고 내게 이러는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하겠써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 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거야. 그거참 멋지지?" "정말 멋져" "그만큼 네가 좋아." /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한 구절이 눈 앞에 꽂혔다. 2021. 8. 30.
기후위기와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 성장 기후위기는 녹생당 지지율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청소년들이 이끈 '프라이데이 포 퓨처' 시위와 점점 심각해지는 기상이변 문제는 독일인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시사주간지 에 따르면 독일인의 77%가 기후위기를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높은 수치다. 그중 60%는 기후위기의 심각성 때문에라도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은 대부분의 독일인이 기후위기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자신의 일상을 바꾸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녹색당의 선거 전략을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모순을 인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아민 나세히 뮌헨 대학 교슈는 (...) 좌파/우파라는 이념 구분 위에 정치가 작동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 '녹색.. 2021. 8. 11.
읽기와 쓰기, 그리고 연대 레베카 솔닛의 책 (반비 펴냄)은 읽기와 쓰기, 그리고 연대에 관해서 얘기한다. 읽은 것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고통과 감정을 경험해보고, 이를 통해 '이야기'가 이동하면서, 고통에 함께 아파하면서 연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통이 몸의 경계를 정하는 것이라면 당신은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그들이 고통에 함께 아파함으로써, 어떤 사회 구성체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157쪽)." - 김은남 기자 중 문정아 , 시사인 Vol.720 (2021.7.6), p.75. 2021. 7. 4.
[토론극장: 우리_들] 시즌2 리뷰 <Re:View>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6. 16.
가난을 혐오하는 시대 고립돼서 각자 가난을 겪는 2021년의 은강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주눅이 들어있다. 이나 시절까지도 가난이 그렇게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었다고, 김(중미) 작가는 기억한다. "가난이 청렴결백의 상징이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내가 하는 노동에 대한 자부심, 거짓 없이 몸을 놀려서 이만큼 먹고 산다는 떳떳함이 있었어요." 지금은 아니다. 가난이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온갖 말에 다 '거지'를 붙여대는 말장난에 거리낌이 없는 사회다. 세상도 그러하고 가난한 이들 스스로도 내면화했다. "지금은 가난에 대해 입에 담는 걸 힘들어해요. 부끄러워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더 깊이 느껴요. 자기 탓이 아닌데도 가난을 수치스러워하고, 목소리가 더 잦아들었어요." (...) 1.. 2021. 5. 8.
감염병과 인권 (...) 이번 논란(서울시의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19 검사 의무부과 행정명령)이 감염병과 인권 사이에 얽힌 너무나 복잡하고도 중차대한 함의와 과제를 품고 있다. 첫째, 이번 일을 통해 지난해 유행 초기부터 굳건히 이어져온 우리나라 코로나19 방역정책의 방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여전히 어떤 '환경'이 아닌 어떤 '사람'을 중심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인식하고 정책을 만들어나간다는 사실이 또 한번 증명되었다. 이번 행정명령들은 2월 중순부터 남양주/동두천/평택 등 수도권 지역 영세 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이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감염 사례의 공통점은 사업장들이 모두 좁고 거리두기가 안 되고 환기가 안 되며, 마찬가지로 열악한 환경의 집단 기숙사에서 노동자들이 숙식을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확산의 불길을 잡기 .. 2021. 3. 31.
어느 메모 작은딸의 아주 서투른 자전거 타는 모습에서 큰 사랑을 느낀다. 아니 두발을 페달에 조차 동시에 올리지도 못하고 거의 걷다시피 하며 배울려고 하는 노력이 더욱 사랑스럽다. 어느새 납작코에는 땅방울이 맺혀 가을햇살이 그곳에서(?) 반짝이고 있다. 한가한 여의도 광장이 크게 보인다. 오늘 작은딸의 개교기념일을 이렇게 한가하게 보낸것이 잘한일이라 생각한다. 작은딸은 엄마와의 외출도 좋고, 자전거 타기를 하니 더욱 좋고, 친구랑(서지연) 오니 더욱더 좋은지 무척 행복해 보인다. 글을 쓰다 둘러보니 딸애들이 안보인다. 저 밑까지 자전거와 같이 걸어갔나(?)보다. 작은딸이 스스로 꼭 배워서 자전거로 광장을 휘젓는 모습을 보고 이곳을 떠났으면 좋겠다. (30분 후쯤 성공!!!) 나는 딸들을 무척 사랑한다. 가을 하늘 .. 2021.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