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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by MIA_LeeQ 2023. 2. 26.

혐오표현은 기본적으로 '선동'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 소수자들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는 동시에 제3자들에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동참하라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 어떤 집단에서 혐오표현이 차별과 폭력으로 진화해나가기까지 이러한 확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단적인 폭력이나 학살은 제3자가 동참하거나 최소한 묵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어크로스, 2018, p.220  

 

편견이 항상 발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사회경제적인 상황과 관련되면 쉽게 폭발할 수 있다.

- p.226

 

한국 사회는 여전히 혐오의 확산에 취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자 올포트는 다음과 같은 사회에 차별과 혐오를 낳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회구조에 이질적 요소가 많고, 사회 이동성이 있고, 급벽한 사회 변화가 있고, 의사소통과 지식의 전달이 막혀 있고, 소수자 집단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경쟁과 갈등이 있고, 착취로 이익을 얻고 있고, 공격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억제되지 않고, 민족중심주의 전통이 있고, 동화주의나 문화다양성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가 그것이다. 

(..) 올포트가 제시하는 상횡적 요소 중 한국에 해당하는 것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다양성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매우 취약하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중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31.8퍼센트였다. 미국(13.7%), 호주(10.6%), 스웨덴(3.5%) 등과 현격한 차이가 난다. 

- p.227

 

 

혐오표현이 잠재적 가해자들 사이에서 확산성이 있다는 점도 혐오표현의 해악을 가중시킨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특별히 전염성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혐오표현은 다르다.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혐오감정과 차별적 편견이 권력욕이나 경제적 궁핍, 사회불만 등과 결합되어 문제의 원인을 소수자에게 전가하고 희생양을 만들기도 하고, 혐오 이데올로기가 후대에 전승되어 사회에 뿌리박히고 혐오조직의 결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p.83

 

김치녀, 맘충, 이주민, 동성애

경향신문 창간 71주년 기념 '혐오를 넘어'에서 나온 혐오대상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

특정 집단의 부정적인 측면을 고정관념화하여 위축시키고 사회에서 배제시키는 혐오표현의 전형적인 해악으로 볼 수 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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