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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pisces 삶의 기록

오늘의 반성

by MIA_LeeQ 2019. 8. 27.

살면서 매 고비마다, 혹은 선택의 순간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 대신에 육감과 촉으로 판단하곤 했다. 그게 일이든 사람이든 하물며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재미있고 유니크한 대상에 끌렸고, 그(것)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 사회가 옳다고 말하는 방향, 소위 "있어보이는" 길을 걷는 대신에 나만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길 위를 걷고 있노라 믿었다. 그런데 어쩌면 이것이 일종의 정신승리 아닐까란 생각이 갑자기 든다. 용감한 것이 아니라 비겁한 것이라고, 잘 하지 못할 바에야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선택하므로써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을 구멍을 만드는 전략이 아니었을런지 말이다.

두 손을 가슴에 얻고 언제 내가 스스로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내 감정을 살펴보았는지 생각해본다. 일, 관계, 사랑 등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적당한 상황을 연출하며 첨예한 기억은 머릿 속에서 지우고 불편한 공간에서 도피하고자 하지 않았는지 자문해 본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들에게 당당해보이도록 나를 연출하지 않았었는지도 되물어본다. 그리고 그 깊은 마음의 끝에는 내가 결코 알고 싶지 않은 초라하고 비루한 내 원형과 여전히 유아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일말의 근거없는 우월감과 타인을 향한 잣대가 존재하지는 않았었는지 샅샅히 살펴보고 싶다.

그 끝을 이제는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반복되어 온 이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그것이 삶의 작은 습관에서 발현된다고 믿었기에 2010년부터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성실함과 섬세함으로 매 순간에서 오롯이 나와 만나는 체험을 하도록 노력하자. 반대로 세상사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자. 완벽하지 않은 내가 완벽하지 않은 다른 사람과 집단을 만나서 같은 방향으로 걷는 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그러므로 사람 관계든 일이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보다는 발에 걸리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냐의 태도와 노력이 더욱 중요함을 이해하자. 

결벽증처럼 완벽하고 질척거림 없이 깔끔한 관계는 그 어디에도 없다. 부딪치면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우리 삶은 결코 드라마가 아니니까.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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