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승률이 높다. 내가 지원한 공모에서 100% 붙은 기이한 현상. 몇 시간 전에도 최근 가장 핫했던 지원사업에서 92개의 지원 팀 중 29개가 1, 2차 심사를 통해서 확장되었는데, 나 역시 합격.
새로 개설된 사업에다가 이 좁디 좁은 현장에서 '작가 비평서'라는 것은 해당 작가에게도 큐레이터에게도 핵심 과업과도 같은 중요한 일이기에, 이 바닥에서 꽤나 한다는 인물들이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사 기간과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매우 긴장도가 높은 시기를 보낸 것도 사실.
확정된 지금도 사실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메인 스트림에서 보여질 생각을 하니 작가님을 봐서라도 잘 해야할텐데라는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아직 시작 전임에도 이미 난 진건가ㅎㅎㅎ
그간 제도권에서 한 발을 빼고 내 나름의 활동영역을 구축하며 꽤나 바쁘게 살았고, 기관명이 아니라 내 이름 세글자로 포트폴리오를 서서히 쌓으며 지냈던 시기에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는데, 다시금 내가 알고있는 업계 비교군들이 내 눈에 보이게 되는 것 때문에 긴장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파도의 흐름에 내 몸을 맡기고, 내가 가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문제들을 대면하도록, 내 안으로 자꾸 숨어들어가는 성향에서 벗어나기를. 2019년 말 수산시장 식당 모퉁이에서 했던 내 다짐을 잊지 말기를.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을 마주하고, 지금처럼 그냥 부딫히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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