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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구절들/혐오, 페미니즘, 정체성 정치

수치심과 혐오 by Martha Nusbaum

by MIA_LeeQ 2020. 3. 5.

수치심과 혐오는 분노나 두려움과 다르다.

수치심과 혐오는 특히 규범적으로 왜곡되기 쉬우며 이런 점에서 공적 실행의 신뢰할 만한 지침이 되기 어렵다. 이러간 감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내적 구조 때문이다. 분노는 세상 속에서 가질 수 있는 타당한 '유형'의 감정이다. 다른 사람에게 손상을 받는 것에 심각하게 염려하는 것은 타당하다. 따라서 분노를 표출한 경우에 질문해야 할 것은 [분노를 촉발한] 사실이 정확했으며, [그 속에 담긴] 가치가 균형을 이루었는가이다. (...) 수치심은 내가 다른 사람의 행위를 통제할 자격이 있다는 사고(수세기 동안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져 오면서 강화되어 온 사고)에 기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이 담고 있는 일반적인 인지적 내용과 서구 사회의 특수한 역사적 측면에서 볼 때, 질투심은 (간통과 같은) 행위에 대한 형사적 규저를 정당화하거나 (배우자의 정부에 대한 살인과 같은) 범죄 행위의 책임을 경감해 주는 데 사용되기에는 적절치 않은 감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나는 혐오와 분노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혐오의 사고 내용은 전염이라는 신비적 생각과 순수성, 불멸성, 비동물성 - 우리가 아는 인간 삶의 선상에 놓여 있지 않은 - 에 대한 불가능한 열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으로 비합리적이다. (...) 지배 집단은 자신이 지닌 동물성과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과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집단이나 사람에게 혐오를 드러냄으로써 이들을 배재하고 주변화해 왔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혐오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 법에서 혐오가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위해로 여겨질 수 있는 불쾌감이 정당한 지침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생활방해법이나 토지 용도 지정과 같은 영역으로 제한된다. 

 

/ 마사 너스바움, <수치심과 혐오>, pp.44-47 (전자책 기준)

 

 

"분노는 손상에 대한 반응으로, 두려움는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할 때 생길 수 있는 반응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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