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어느날의 내가 메모한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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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돌연히 나는 듯 보이기 때문에 그는 날개를 단 모습으로 묘사된다. 사람은 어느 순간 생각없이 다른 사람으로 불타오르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그 대문에 사랑은 날개를 달고 날아다닌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신은 자신이 저지르는 일에 주의하지 않기에 말 못 보는 인물로 묘사된다. 사랑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못생긴 자와 아름다운 자, 신앙이 깊은 자와 속인 누구에게나 다가간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눈이 멀게 된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그를 앞 못보는 신이라 말할 수 있다. 실로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른 사람만큼 장님인 경우는 없다. 그래서 세네카는 사람이 판단할 줄 모른다고 했다.
요컨대 시인들은 두신, 그러니까 큐피트와 행운을 앞 못보는 인물로 묘사하고자 했다. 이를테면 큐피드와 사랑은 (흔히 말하다시피) 앞을 보지 못한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기 그림자를 사랑했던 나르시수스처럼 그렇게 불가능한 일에 언젠가는 접어들기 때문이다. 유능한 사람이 매우 고귀한 여인이나 남자를 사랑하는 일을 매일 목격하는 것처럼 말이다. 행운 역시 앞을 보지 못한다면, 어느 순간 위엄을 손상시키는 일을 일으키고 품위 있는 것을 짓눌러 버릴 것이다.
셰익스피어 <한 여름 밤의 꿈>
발레이스, 문헌 386, fal, VITT.V., p.207. Essai d'Iconolo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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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야비하고 천하고 멸시한 만한 것이라도 사랑은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는 것. 사람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만 보게 되나봐. 그래서 날개있는 큐피드를 소경으로 그렸나부지.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에 분별심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다구.
눈은 없고 날개만 있는 것을 물불을 헤아리지 않는 성미를 말하는 거야.
그래서 사랑의 신은 어린아이라고 하지 않나.
그래서 사랑은 상대를 선택할 때 언제나 엉뚱하게 속는다지 뭐야.
셰익스피어 <한 여름 밤의 꿈>
발레이스, 문헌 386, fal, VITT.V., p.274. Essai d'Iconologie
"사랑은 항상 일종의 욕망에 속하지만, 모든 욕망이 곧 사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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