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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구절들

예술과 정치

by MIA_LeeQ 2020. 10. 26.

클레어 비숍은 최근의 글에서 오늘날 공동제작 예술을 제약하는 몇몇 문제들에 주목했다. 하나는 "예술"과 "정치" 사이의 괴리가 너무 부풀려져서, 어느 한쪽의 가치가 이데올로기적으로 분리된 다른 한쪽에서 보면 서로에게 완전히 상반되는 것으로 보일 지경이라는 점이다. 심미주의자들은 "공동체 미술"을 별로 매력없고 추하기까지 한 "사회적 작업"으로 보는 반면, 공동체의 합의에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는 관점을 고수하는 이들은 고급양식으로부터 회의적 상상력에 이르기까지 예술에 관한 고찰을 엘리트주의적 과업으로 본다. 그녀가 정확히 지적하듯 이들 혐오감은 윤리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포괄한다. 이런 사고방식이 편견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반대 범주로의 구분이다. 이런 식의 사고는 동시대성의 조건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공정책에 적용되고 정부에 의해 구현될 때 스스로와 타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테리 스미스(김경운 역),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마로니에북스,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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