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교육된 사물들' 시리즈
Beom Kim, 'Learned Objects' series
1.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 A rock that was taught it was a bird
2010, stone, wood, wooden table, 1 channel video (87min. 30sec.) on 12" flat monitor,
dimensions variable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은 새처럼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돌과 나무, 테이블, 그리고 벽면에 부착된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벽면의 모니터는 교육자로부터 그 돌이 돌이 아닌 한 마리의 새라고 교육받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나의 대상에 대해 어떠한 의미가 이입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작 가운데 하나인 이 작품에서는, 어떤 대상에게 그 본질과는 다른 의미와 정체성이 주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2.정지용의 시를 배운 돌 a rock that learned the poetry of Jung Jiyong
2010, stone, wooden table, 1 channel video (12hr.11min.) on 12" flat monitor,
dimension variable
<정지용의 시를 배운 돌>은 돌, 테이블, 그리고 벽에 부착된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비디오는 돌에게 정지용의 시를 읽어주고 설명하는 교육과정의 기록이다. 한국의 근대시인인 정지용은 섬세한 표현성과 서정적 문체의 시로 잘 알려져 있으나, 과거에는 그의 시들이 시인의 월북설로 인해 금기시 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교육을 통한 지적, 정서적 내용의 이입 과정과, 이를 통해 하나의 대상이 지니게 되는 의미와 그 규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바다가 없다고 배운 배 a ship that was taught there is no sea
2010, stone, wood, wooden table, 1 channel video on 12" flat monitor, (91 min, 41sec.),
dimension variable
<바다가 없다고 배운 배>는 상자 안에 밀봉된 모형 배와, 그 배에게 '세계'에 대해 강의하는 내용을 수록한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사는 지구의 전반적인 사실들을 설명하면서 한 가지에 대해서만은 사실과 다르게 가르친다. 그것은 지구가 육지로만 되어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대상에 대한 의미의 통제를 보여준다. 자신의 본질이 구현될 수 없는 세계에서 조립된 배의 모습은 오류가 섞인 지식을 가진 인간상 또는 통제된 교육을 통해 진실과는 다른 세계에 살게 되는 개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4. 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 objects being taught they are nothing but tools
2010, daily objects, wooden chairs, blackboard with fluorescent light, 1 channel video
(21 min, 8 sec.) on TV monitor, wooden tables, dimensions variable
이 작품은 일상사물들이 '자신들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교육받고 있는 모습의 설치작품이다. 테이블 위의 교실과 같은 환경에서 사물들은 각각 전면의 칠판을 향하여 의자 위에 앉아 있다. 사물들은 칠판 옆 TV모니터의 강의를 통해 '일상사물들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 물활론적인 작품은 개인과 세상의 의미를 정의하고 강요하는 독단적인 교육의 모습을 묘사한다. 여기에서 사물들은 자신들의 정의가 자유의지와 사고 능력, 그리고 감성을 지닌 피교육자의 모습으로 강요되는 억압과 갈등의 상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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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2010.5.15-8.1 까지 Artsonje Center에서 진행하는 김범 전시 서문에서 발췌했음을 밝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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