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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구절들

<속도의 예술> 심상용

by MIA_LeeQ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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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미로같은 복도를 지나고, 암실을 들락거리고, 기괴한 음향이 교차하는 가운데 여지없이 분열되고 신경을 연신 추스르면서 돌아다니도록 안내된다. 그들의 눈 앞에는 매춘, 인신매매, 성적 소수자, 이주민 노동자들, 미순의 임시 주둔기지, 거대한 비지니스맨, 전쟁, 고문... 잔시장의 도처에서 관객들이 맞닥뜨리는 것은 한결같이 사회문제다. ... 냉정하개 말하자면, 새로울 것이라곤 없는 이 시대 실존의 범상한 부스러기 들이다. ... 빵에 얽힌 진실들의 궐기 속에서 정작 영혼의 갈증은 목조차 축일 여지가 없다. 상황, 상황, 상황... 전시장을 가득 메운 것은 오로지 상황 뿐이다. 하긴 그것이 비엔날레의 존재론적 운명이리라!

<속도의 예술>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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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비엔날레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예술을 한 자리에 모으고 조직하는 전시의 방법론쯤으로 소박하게 넘겨선 안 될것이다. ... 그것은 미적 심급을 생산하는 비평적 기제인 동시에, 모으로 조직함으로써 그 모음과 조직 자체를 자산화하는 전력적인 '정치-시장적' 기제인 것이다. 비엔날레는 이미 과도하게 시장화된 예술의 고안물이자 예술을 과도하게 시장적인 맥락으로 다루는 마케팅의 도구이기도 하다. 또한 이미 충분히 권력화된 예술을 감는 용기인 동시에, 더욱 권력화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미술과 전시, 무엇을 위한 것인가?' <속도의 예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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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의 부재, 외부 텍스트의 침투, 예술신화의 폐기로 인한 공백은 전시연출과 축제분위기, 마케팅 전략에 의해 탁월하게 복원되었다. 전시의 신화, 전시의 아우라가 미술사의 텅 비어버린 창고를 다시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비엔날레 같은 상징적 장에서 정작 미술품 자체에 대한 논의는 우선 순위 밖으로 밀려난다. 그것은 행사 자체의 거대한 규모, 화려한 참여작가 명단, 지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텍스트와 심포지엄, 미디어의 주목과 이론가의 찬사, 그리고 온갖 부대행사에 가려 눈에 띄지도 않는다.


'전시와 그 '정신적이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속도의 예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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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세계화', '세계화의 소통', '자국미술의 경쟁력'. '생존경쟁에서의 승리', '패러다임의 자연스런 교체'
> 작품의 해체와 전시의 약진
> 예술(품)의 탈신화화 -> 전시의 신화화
> 하나의 현상/거대한 이벤트/공허의 예술/상황주의적 예술(공간성보다는 '현재'라는 시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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